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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밥상, 함양에서 장수까지 - 육십령 밥상 육십령 고개 함양 복동마을 전북 장수 장계장의 밥상과 육십령 정상의 조정사 씨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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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7일 한국인의 밥상 332회 함양에서 장수까지 - 육십령 밥상


    소백산맥의 한 자락인 덕유산과 백운산 사이에는 경남 함양과 그리고 전북 장수를 이어주는 고개인 육십령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도적과 산짐승이 많아서 60명이 모여야만 넘을 수가 있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고개, 육십령. 굽이굽이 고갯길을 따라서 육십령이 품고 있는 경상도와 전라도 두 지역의 밥상을 만나봅니다.





    함양 복동마을, 육십령을 넘어 전라도로 장에 가다


    전라북도 장수의 장계 5일장이 열리는 날 입니다. 경상남도 함양 복동마을 삼총사가 장을 보기 위해 장계 5일장으로 나섭니다. 장계장이 함양장보다 가까우면서 더 크기 때문에 장이 열리는 날이면 꼭 전라도를 찾습니다. 장계장은 오래전부터 영남과 호남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어우러지는 곳이었습니다. 바다도 강도 먼 복동마을, 그 옛날에 육십령을 넘어서 장계장에 갔다 오는 날은 오랜만에 바다 생선 구경하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매콤한 양념을 발라서 구운 고등어구이는 특별한 날에 먹는 귀한 반찬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생선을 못 먹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냇가에 나가 잡은 고기들을 모아 어탕을 끓이는데, 산에서 캐오는 귀한 산양삼을 넣습니다. 산약초가 유명한 마을에서 맛볼 수가 있는 특식입니다. 수많은 굽이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깃들어 있다는 육십령, 그 고개가 품은 밥상입니다.





    오늘은 돼지 잡는 날, 복동마을 잔치밥상


    함양 서상면에서는 광복절 기념 면민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농사일도 하루 쉬고 함께 즐기는 복동마을의 중요한 연중행사입니다. 특별한 날이니만큼 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마을 잔치를 벌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서 직접 발골하는 작업부터 요리까지 합니다. 돼지뼈로는 경상도 다른 지역에서 먹는 돼지국밥과는 다르게, 각종 나물을 양념하여 넣고 매콤하게 국을 끓여냅니다. 고기는 잘 삶아서 수육으로 먹으며, 대창으로는 돼지를 잡는 날에만 해먹을 수가 있다는 잔치 음식인 피순대를 만듭니다. 함께 목청을 높이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체육대회를 즐긴 뒤에 먹는 음식은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함께이기에 더없이 푸짐한 밥상입니다.





    육십령 정상을 지키는 조정자 씨의 사랑방


    영호남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던 육십령, 고속도로가 뚫리게 되면서 이제는 한적해지게 되었지만 여전히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백두대간을 오르려고 하는 등산객들입니다. 그리고 육십령의 정상에는 수십 년동안 한 자리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조정자 씨가 있습니다. 등산객들이 산에 오르기 전에 조정자 씨의 휴게소에 들리게 되면, 구수한 시래깃국과 함께 산에서 직접 캐온 나물들을 무쳐서 시래깃국 한 상이 뚝딱 차려집니다. 조정자 씨가 있는 육십령 마을은 과거에 고갯길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묵기도 했었던 옛 주막이 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주막에 들러서 배도 채우고 술도 한잔 기울였습니다. 조정자 씨는 추억이 담긴 막걸리찐빵과 그리고 장떡을 만들어서 고갯길을 오가는 사람들과 함께 나눕니다. 이제는 조정자씨의 휴게소가 등산객들에게 주막이자, 사랑방인 셈입니다.





    장계장의 터줏대감, 서경선, 김경순 씨 부부


    전북 장수 장계장에는 2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서경선 씨 부부가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 소 장사를 했었던 서경선 씨는 소를 몰고서 육십령 고개를 넘었지만, 이제는 아내를 도와서 육십령 고개를 넘어서 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습니다. 장수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 하는 고수부터 고들빼기까지도 부부가 직접 키워서 파는 농작물이기에 인기가 좋습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는 고수는 장수에서는 인기가 높은 식재료입니다. 무와 버무려서 만드는 고수겉절이를 만들고, 쌈으로도 먹습니다. 쌉쌀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고들빼기김치는 입맛 없을 때 그만입니다. 고수겉절이와 함께 고들빼기김치와 칼칼한 소고기육개장으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소박하지만, 부부의 지난 추억들과 땀방울이 섞여있는 특별한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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