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살인의 무게 가정폭력 남편 살해 아내 폭행치사 충북 음성 시멘트 암매장 그알 정당방위 심신미약

3월 10일 그것이 알고싶다 온정인가 편향인가 - 그와 그녀, 살인의 무게 그알

두 명의 살인자가 재판장 서 있습니다. 한 사람은 여자친구를 폭행해서 살해를 했다는 남자친구이며, 한 사람은 가정폭력을 일삼아왔던 남편을 살해한 아내입니다. 재판부가 그들에게 내린 형량은 각각 집행유예와 징역 4년 입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들었던 두 사람이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판결들이 나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 것일까?

# 우발적 범행

충북 음성군 대소면의 한 밭에는 유독 작물들이 자라지 않는다는 텅 비어있는 땅이 있다고 합니다. 그 밑에 잠들어있던 것은 다름아닌 2012년에 자취를 감추어 실종되었다는 미진 씨 였습니다. 차가운 땅속에서 그것도 시멘트 콘크리트와 함께 잔인하게 미진 씨를 땅에 묻었던 사람은 바로 그녀의 동거남이었던 남자친구 이정우 씨 였습니다. 그러나 미진 씨를 폭행을 해서 살해하고 완벽범죄를 꿈꾸면서 여자친구의 시신을 암매장했었던 그에게 내려졌던 죄의 무게는 불과 징역 3년입니다. 사람을 살해하여 시신을 땅에 유기했었던 그에게 어떻게 이런 약한 판결이 가능했었던 것인걸까?

그리고 작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 하나가 있었습니다. "여자친구를 때려서 죽여도 집행유예, 이것은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하는 제목으로 올라왔던 글 내용에는 여자친구를 수차례 폭행하여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던 한 남성에 대하여, 재판부에서는 "우발적"이었다고 하면서 피고인의 의견을 참작하여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는 살인범은 지금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 계획된 살인

반면, 37년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다가 살기위하여 남편을 살해했다는 아내 순자 씨. 그녀의 아들조차도 어머니의 선택이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었던 그 날에도 이어지던 남편의 폭행에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것은 살기 위한 마지막 방어였을 것 입니다. 하지만 재판부에서는 정당방위도 또한 심신미약도 전혀 인정하지 않았으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서 남편을 살해한 그녀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이것처럼 남자가 폭행하면서 살다가 살해하면 상해치사가 인정되고, 아내가 맞으면서 살다가 죽이면 살인이 적용되고 있으니 일명 "기울어진 재판정"이 아니냐고 하는 비판들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살인은 폭행치사에 비하여 비교적 형량이 높게 적용되어 집니다. 그리고 우발이냐 고의냐의 인정 여부에 의하여 두 죄는 전혀 다르게 갈리게 됩니다. 혹시 여기에 남성중심적 편향이 작용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번주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은 과연 성별 앞에 공정한 것인지, 판사의 관점에 따라서 양형 기준과 그리고 감형 요소들이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하여 살펴봅니다.